2045년 1월 20일 경남 창원시 용호동에 사는 빅데이터 분석가 A 씨는 오전 8시에 창원중앙역을 출발해 20분뒤 서울역에 도착한다. 최고 시속 1200㎞의 하이퍼 튜브가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하이퍼튜브’란 진공에 가까운 아진공(0.001 기압 수준) 상태의 튜브 안을 최고 시속 1,200km의 속도로 주행하는 초고속 육상교통 시스템이다.
경남도는 20일 도청에서 미래 철도 기술을 동남권 메가시티를 비롯한 균형발전 전략에 활용하기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5개 기관과 ‘하이퍼튜브 등 친환경 미래 철도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경수 지사와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유동욱 한국전기연구원 연구부원장, 이정환 한국재료연구원장, 안완기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을 통해 경남도와 5개 기관은 하이퍼 튜브 기술 연구개발, 수소열차 기술 연구개발, 남부내륙고속철도 등 철도 대중교통 발전방안, 친환경 미래 철도 과학기술 연구 및 현장적용을 통한 K-뉴딜 성과도출, 철도기술 개발을 위한 정보 교류 및 산·학·연 상호 교류 지원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독자기술로 개발한 축소형 튜브 공력장치(실제 크기의 17분의 1)에서 실험한 결과, 아진공 상태에서 시속 1019㎞의 속도를 달성했다.
하이퍼 튜브가 실용화하면 전국을 X자 네트워크로 구축해 주요 도시 간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도권 집중문제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은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과 한국재료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LNG극저온기계기술 시험인증센터, 관련 기업인 현대로템과 두산메카텍, 창원대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 등 산·학·연 기관이 두루 모여 미래 철도기술의 연구개발에 필요한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 이 때문에 하이퍼 튜브 실용화를 위한 시험장을 동남권으로 유치하면 산업·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지난 13일 철도연에서 열린 ‘하이퍼 튜브 연구현장 간담회’에서 하이퍼튜브 시험장(테스트베드) 동남권 유치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나희승 철도연 원장은 “철도연이 연구하는 하이퍼 튜브, 수소열차, 남북·대륙철도 등에 대한 연구성과가 경남도의 철도산업 인프라와 연계돼 포스트 코로나, 한국형 K-뉴딜의 성과로 도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하이퍼튜브를 포함한 친환경 미래 철도기술뿐만 아니라, 수소열차나 고속철 등과 관련해 지역 산업계가 미래를 대비하는 데 있어 철도기술연구원의 연구개발 역량과 잘 결합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