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의 귀향’···72살 된 딸 “아버지 너무 고마워요”

입력 2021-01-20 14:57
20일 오후 2시, 경북 청도군 청도군청 대회의실에서 거행된 ‘호국 영웅 고(故) 전원식 일병 귀환행사’. 경북도 제공

‘호국 영웅 고(故) 전원식 일병의 딸 정숙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경북도 제공

“70년 만에 귀향하는 호국 영웅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20일 오후 2시, 경북 청도군 청도군청 대회의실에서는 ‘호국 영웅 고(故) 전원식 일병 귀환행사’가 열렸다.

1925년생인 전 일병은 청도군 청도읍 신도리 603번지에서 태어나 25세 되던 해인 1950년 입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1951년 2월 국군 제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여했고 같은 해 2월 4일 경기도 가평지역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입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군번(0325195)은 이번에 새로 부여됐으며 전사 당시 아내 양태순(92) 씨는 21세였고 딸 정숙(72) 씨는 두 살 이었다.

2015년 10월 가평에서 두개골을 포함한 완전한 유해 형태로 단추, 옷핀, 빗 등 23점의 유품과 함께 발견된 전 일병의 유해는 2019년 11월 채취한 고인의 딸 정숙 씨 유전자와 비교 분석한 결과 가족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전 일병의 신원 확인은 2000년 4월 6.25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한 이래 157번째이며,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6월 중순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딸 정숙 씨는 “아무 기억도 없는 아버지이지만 유골로 나마 만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돌아와 주신 아버지와 애써주신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들에게 너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단장 허욱구) 주관으로 열린 호국 영웅 귀환 행사에는 유가족 6명을 포함해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승율 청도군수, 김동수 50사단장, 청도지역 보훈단체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귀환 행사는 청도군청 대회의실 입구에서 행사장 앞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시작해 신원 확인 통지서 전달, 신원 확인 경과 보고, ‘호국의 얼’ 함 전달, 헌화, 위로 인사말, 위문품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고인의 딸 전정숙씨를 위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황기철 신임 국가보훈처장을 만난 자리에서 경북도내에 국립보훈요양원 건립을 건의하고, 국가보훈처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경북권 국립보훈요양원은 대구 달성군 하빈면에 위치하고 있어 도내 국가유공자들이 이용하기 어렵다.

또 65세 이상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 인구가 급증하고 있어 보훈요양원을 도내에 신규 건립해 이용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심리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경북만의 특성화된 휴먼케어힐링센터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 도지사는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전원식 호국 영웅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아직도 유해를 찾지 못한 많은 호국 영웅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청도=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