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자폐성 장애인 estas가 언론사의 ‘자폐적’이라는 칼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성인자폐(성)자조모임 estas는 19일 ‘자폐, 그곳에는 갖다 붙이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며칠 전 한 언론사가 칼럼을 쓰면서 ‘자폐적’이라는 표현을 당당히 수식어로 사용했다”며 “그 칼럼에서 현재의 ‘운동권 정권’이 ‘자폐 DNA’와 ‘자폐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며 자폐 특성을 ‘무능’, ‘고립’과 당당히 연결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같은 성명서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야권에서 여권을 향해 이런 표현을 사용해 왔으니, 자폐 특성을 가진 당사자들이 정권을 잡은 집단과 늘 연결되어 있음에 표면적으로는 ‘감사할 일’이지만, 그 단어가 등록 3만명을 포함한 약 6만명의 자폐 당사자들과 그 가족에게는 어떤 뉘앙스로 전달될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장애인 단체들의 노력으로 장애 혐오 단어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지만 자폐 특성에 대한 혐오 단어와 표현은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이미 주요 언론들이 공격대상을 비난하기 위해 ‘자폐적’이라는 단어에 ‘폐쇄적인’이란 뜻을 담아 쓴지 오래”라고 한탄했다.
이들은 “‘진짜 자폐인’들은 전혀 폐쇄적이지 않다”면서 “우리는 세상과 다른 표현을 쓸 뿐,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금도 해나가고 있다. 소통을 무시한 것은 언제나 사회였다. ‘폐쇄적’이라고 써도 될 것을 굳이 ‘자폐적’이라고 쓰는 것 자체가 자폐성 장애를 과장 서술하거나 잘못 이해하게 하고,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1항 4호에 따른 엄연한 차별이다.”라고 따졌다.
특히 이들은 “이제는 ‘자폐’라는 이름을 실제로 가진 이들이 말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서, 사회적 소통을 하지 못한다는 ‘망상’을 그칠 때가 되었다”며 “ 우리는 한국사회와 한국 언론에 자폐 특성을 함부로 당신들의 표현을 합리화하려는 수단으로 삼지 말기를, 그리고 스스로 그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드러나는 그 위치를 진심으로 성찰하고 책임감을 느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자폐’라는 표현 함부로 쓰지 마라”면서 “당신은 자폐당사자와 한 번이라도 삶을 공유했던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해당언론사에 대해 자폐성 장애를 혐오표현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
이들은 또 “대한민국 사회와 언론은 자폐당사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중단하고, ‘자폐’라는 표현은 ‘자폐성 장애’ 관련 언급에서만 사용하라”면서 “언론계는 자폐당사자와 장애계의 의견, 신경다양성 원리를 반영해 인권적 관점의 자폐 보도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