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노트북을 훔친 혐의를 받는 여성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기기를 팔아넘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극성지지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뒤를 쫓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조너선 룬드 FBI 특별수사관은 전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라일리 준 윌리엄스’라는 이름의 펜실베이니아주 여성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피의자를 잘 아는 옛 연인의 도움으로 신원을 확보했다.
그는 FBI에 먼저 연락해 “윌리엄스가 펠로시 의장의 노트북을 러시아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려고 했다”며 “그 후 러시아의 해외정보기관인 SVR(대외정보국)에 그 장치를 팔 계획이었다”고 제보했다. 그러면서 “컴퓨터 장치를 러시아에 보내려던 계획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불발됐다. 윌리엄스가 여전히 그 컴퓨터를 갖고 있거나, 아니면 폐기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FBI는 의사당 난동 사태 당시 찍힌 영상과 대조해 윌리엄스가 당시 펠로시 의장의 집무실로 통하는 계단 위로 폭도들을 안내하는 듯한 장면을 포착했다.
앞서 지난 6일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펠로시 의장 측은 사태 이틀 뒤 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쓰던 노트북 한 대를 도난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ITV는 지난 16일 유튜브를 통해 도난 용의자 윌리엄스의 실명을 언급하며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22세 간병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ITV는 모친의 발언을 인용해 윌리엄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지지자와 극우파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인터넷 게시판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윌리엄스가 훔친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 기기가 이 노트북과 일치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현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윌리엄스를 추적 중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