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이 전년보다 0.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중견・대기업의 수출액이 같은 기간 6.7% 감소한 데 비해 상당히 선방한 결과다. 진단키트 등 K방역 제품의 수출이 전년 대비 2989% 늘면서 중소기업 수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9일 ‘2020년 중소기업 수출 동향 및 특징’을 발표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1008억 달러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분기별 수출 증감률을 보면 1분기 1.7%에서 2분기 -13.7%로 크게 하락했다가 3분기 3.6%, 4분기 7.9%로 반등했다. 지난해 4분기 수출액(288억 달러)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기부는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전년 수준의 수출 규모를 유지하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중견・대기업의 수출은 6.7% 감소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에 비해 선전하면서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2019년 18.6%에서 지난해 19.7%로 커졌다. 최근 3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분기별로 보면 2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비중을 보면 1분기(1~3월) 18.5%, 2분기(4~6월) 20.3%, 3분기(7~9월) 19.6%, 4분기(10~12월) 20.2%로 각각 나타났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수출이 선전할 수 있었던 동력으로 중소기업 중심의 K방역 제품 수출 증가, 홈코노미 관련 비대면 트렌드 유망품목 수출의 약진,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수출 호조 등을 꼽았다. 중기부는 “K방역 제품, 비대면 품목 등의 수출 증가세가 없었을 경우 중소기업 수출도 전체 수출 감소치인 -5.4%와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기타정밀화학제품 수출은 26억 달러로 전년 대비 304.9%, 의약품 수출은 23억 달러로 198.1% 늘었다. 이 중 진단키트 수출액은 전 세계 179개국으로 수출되면서 전년 대비 2989%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진단키트가 포함된 품목인 기타정밀화학제품(PCR방식) 및 의약품(신속항원방식)이 각각 중기 수출 상위품목 50위에서 7위, 45위에서 9위로 껑충 뛰었다. 이들 제품은 상위 10대 품목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중소기업 수출 시장 가운데 아시아 비중은 2019년 63.4%에서 지난해 61.2%로 줄어들었다. 반면 북미는 12.6%에서 13.7%로, 유럽은 13.2%에서 14.6%로 늘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아이돌 인기에 힘입어 미국으로의 음반·영상물 등(영상기기) 수출이 38.6% 늘었다.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증설되면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10.5%, 평판DP제조용 장비는 10.2% 수출이 증가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