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손가락 욕? 전두환도 기가 찰 일” 김근식 일갈

입력 2021-01-19 09:23 수정 2021-01-19 09:35
김용민 페이스북 캡처

일부 친문(親文) 지지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의 손가락 모양을 문제 삼은 것을 두고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전두환도 기가 찰 일”이라고 힐난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 교수는 19일 페이스북에 “군사독재 시절에도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기자의 손 모양까지 시비 걸며 비난하는 일은 없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된 기자의 손가락은 객관적으로 봐도 정치적 행위가 아니다. 그저 개인적인 무의식 습관일 것”이라며 “기자의 질문 내용이 아무런 편향이나 왜곡이 없는데, 친문 극성 꾼들이 기자의 손가락 모양을 불충이라고 시비 삼아 공격하는 건 그야말로 ‘땡전뉴스’ 시절 군사독재의 언론통제 시대에도 없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사 기자로서 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비난의 표시로 의도된 손가락 욕을 했다 해도 그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웃어넘길 수 있는 용납 가능한 의사표시”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나꼼수’ 김용민 등 무리들의 문 대통령을 향한 맹목적 추종이야말로 미국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맹목적 집단 광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뉴시스

그는 “2008년 12월 이라크를 방문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신발을 던진 기자도 있었다. 이라크 국민의 민심을 대변한 행동이었다고 칭송하기도 했다. 심지어 당시 이명박정부를 반대하는 진보진영 논객들은 신발 기자를 ‘쾌거’라고 두둔하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공산독재 국가인가. 북한 노동당 당대회처럼 모두가 얼어붙은 듯 환호하고 박수 치고 칭송해야만 하나. 대통령에게는 손가락도 반듯하게 가지런히 펴고 질문해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전날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도중 질문한 기자가 고의로 가운데손가락을 펴고 있다는 주장이 일부 친문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진행했던 김용민씨는 페이스북에 해당 장면을 캡처해 올리며 “기자님 해명 좀 하시죠. 기자님은 보지도 않을 수첩을 애써 집고는 부자연스럽게 그 손가락 모양을 내내 유지했습니다. 동영상 다 봤습니다. 이거 대통령에 대한 메시지 아닙니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에 대해 해당 매체 정치부장은 “김 기자가 그간 문 대통령에 대해 기사를 어떻게 써왔는지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렇게 밑도 끝도 없는 명예훼손을 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얼토당토않은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