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은 文 정부의 검찰총장” 신년회견 발언 배경은?

입력 2021-01-19 09:00 수정 2021-01-19 09:40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하락하고 있는 지지율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지만 내 평가를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그냥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지금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함께 협력해나가야 할 관계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부각된 거 같아 국민들에게 정말 송구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또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마치 개인적인 감정싸움처럼 비쳤던 부분들까지 좋았다는 것이냐, 나는 그렁게 생각하지는 않다. 분명히 반성할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또는 검찰 사이에 검찰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문민 통제를 하기 위한 갈등이 때때로 생길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은 민주주의의 일반적인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 드린다”고 했다.

“지금부터라도 법무부와 검찰이 함께 협력해 검찰 개혁이라는 개혁 과제를 잘 마무리하고 또 더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한 문 대통령은 “이제는 서로의 입장을 더 잘 알 수 있게 됐기에 국민을 염려시키는 갈등이 다시는 없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의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해 ‘법검 갈등’ 문제를 원만히 풀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과거 같았으면 검찰총장보다 검찰 선배인 법무부 장관, 또 검찰 선배인 민정수석을 통해 아무런 갈등이 없는 것처럼, 필요하면 임기도 상관 없이 물러나게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런 시대가 더 좋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검찰총장 임기제가 확실히 보장되면서 정치적 중립을 보장받고 있고, 법무부는 검찰과 분리되면서 검찰이 제대로 대응하도록 독려하는 그런 입장에 있다”고 한 문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서 때로는 갈등이 생긴다 해도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정치권과 검찰 내부에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한 고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더욱이 지난해 말부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법무부 장관 교체 등에서 나타난 검찰과의 관계 재설정 기조를 재차 확인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정치권과 윤 총장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해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야권 내 1위를 달리는 윤 총장에게 ‘문재인정부 사람’이라고 표명하면서 윤 총장이 정치권으로 향할 통로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