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소설 ‘뿌리’의 김민정 작가가 자신의 소설을 도용해 2020년 5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표절이 문학상 수상에 결격 사유가 되는지 몰랐다’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펴 비판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김 작가의 작품을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A씨는 “김민정 작가에게 많이 미안하고,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두말할 것이 없이 죄송스럽다. 김 작가에게 사과를 전하고 대화도 하고 싶다”고 18일 영남일보를 통해 밝혔다.
그는 “공모전 출품을 위해 준비했는데 글이 잘 써지지 않아서 구글링 하던 중 한 편의 글을 발견해 그 글로 여러 곳의 문학상에 공모를 했다”며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글인 줄 알았고, 김민정 작가의 것인지 몰랐으며, 작품 표절이 문학상 수상에 결격 사유가 되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다만 이 일로 인해 내 페이스북 계정을 비롯해 개인신상이 다 털렸다”며 “작품 표절에 대해선 반성하고 있고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과도하게 내 신상이 공개되고 허위 사실이 무분별하게 퍼져나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작가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 도용됐으며,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김 작가는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면서 “소솔을 통째로 도용한 이 일은 문학을 넘어 창작계 전반에 경종을 울릴 심각한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김 작가는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