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은 29일 공개되는 ‘여고추리반’ 론칭에 앞서 18일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정종연 PD와 출연진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가 참석했다. 이들은 새라여자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사건을 파헤친다. 정 PD는 “‘대탈출’ 시리즈 중 ‘태양여고’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여고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탈출’에서 시작한 여고 세계관은 ‘여고추리반’을 만나 확장했다. 교실, 방송실, 교장실 등 여고의 모든 공간을 활용했는데, 각본이 없으니 거대한 세트를 채우는 것도 일이었다. 출연진이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어 모든 장소에 보조 출연자와 촬영팀이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치밀한 제작과정을 거친 ‘여고추리반’ 역시 기존 정 PD 작품들처럼 전개가 빠르고, 밀도가 높다. 젊은 채널을 표방하는 티빙의 주 시청층은 20~30대인데, 그래서 극도의 스릴감을 몰아치는 정 PD가 낙점됐다. 티빙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시작에 적합한 제작자는 강력한 마니아층을 갖춘 정 PD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리 어드벤처’라는 예능계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정 PD이지만, OTT 도전은 많은 고민을 수반했다. TV와 OTT 환경의 차이를 공부하고, ‘찾아와 클릭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옴니버스 형식이었던 ‘대탈출’ 시리즈와 달리 모든 에피소드를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었다. 정 PD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봐야 미스터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출연자들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답답해 했다”고 말했다. 맏언니 박지윤은 “촬영 종료를 거부하고 사건을 더 수사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번 작품 역시 정 PD 특유의 유기적인 세계관이 힘을 발휘한다. 앞서 그의 작품 속 흩어진 단서들을 추리하는 재미에 매료된 시청자 사이에서는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오곤 했는데, ‘여고추리반’은 매회 작은 사건이 모여 큰 사건으로 귀결되는 미니시리즈 형식이라 이런 얽히고설킨 묘미를 배가할 예정이다.
티빙은 지난해 CJ ENM으로부터 물적분할 후 현재 JTBC와의 합작법인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3년간 40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해 드라마·예능을 중심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