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들은 퇴원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국내외 증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영국에서 완치자의 3분의 1이 5개월 이내에 다시 입원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퇴원 후에도 8명 중 1명이 사망했다는 분석은 ‘완치 없는’ 코로나19의 공포를 잘 보여준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레스터대 연구진과 통계청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다가 회복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 코로나19 1차 파동 당시 병원에서 퇴원한 4만7780명 가운데 29.4%가 140일 안에 다시 입원했고, 12.3%는 끝내 숨졌다. 중증을 겪은 환자들이 완치 후에도 심장 질환과 당뇨, 만성 간·신장 질환과 같은 후유증을 갖게 된 게 이유였다.
연구진인 캠레시 쿤티 레스터대 교수는 “사람들이 집으로 갔다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죽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거의 30% 정도의 사람들이 재입원한 것을 볼 수 있다. 수치가 너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코로나19의 장기 여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완치자들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어 쿤티 교수는 “우리는 코로나19가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 세포를 파괴해 제1형 당뇨를 유발한 것인지, 코로나19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 것인지 모른다”며 “우리는 당뇨병의 놀라운 새로운 원인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생존자들이 심장 질환, 간 질환을 앓는 연구 결과를 봤다며 스타틴과 아스피린 복용 등 후속 보호치료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북부 브리스톨 국민보건서비스(NHS) 연구원들도 비슷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이들은 지난해 브리스톨 지역의 사우스미드병원에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 4분의 3이 완치 3개월 이후에도 후유증을 겪는 것을 발견했다. 호흡곤란과 만성피로, 근육통이 주요 증상이다.
앞서 국내에서도 박현(48)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가 완치 후 브레인 포그(머리가 멍하면서 기억과 집중이 힘들어지는 현상),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피로 등 자신이 경험한 5가지 후유증을 전한 바 있다. 박 교수는 지난해 12월 퇴원 이후의 삶을 대중과 공유한 기록인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를 펴내기도 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