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을 제안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양 전 원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그런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마이뉴스는 익명의 민주당 의원의 말을 인용해 양 전 원장이 지난해 11월 중순을 포함해 수차례 이 대표를 만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익명의 당내 한 친문(친 문재인) 의원이 “이 대표가 사면 카드를 꺼내 들기에 앞서 양 전 원장이 이 대표에게 사면론을 여러 번 일관되게 건의했다”라고 전했다. 해당 의원은 “양 전 원장은 원래 평소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의 ‘대연정’ 등을 자주 언급하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한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도 “양 전 원장이 이 대표에게 지속해서 사면론을 제안했었다”라며 “언제부터였는지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작년 9월에 만났을 때도 사면에 관한 얘기가 있었다. 이 대표와 양 전 원장이 마지막으로 만난 11월 중순쯤에도 사면 논의가 오갔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파장이 일고 있다.
결국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바로 잡습니다’라는 제목의 문자 공지를 통해 “이 대표는 양 전 원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그런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가 지난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면론을 언급한 직후 여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 전 원장과의 ‘교감설’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사면 제안에 대해 “나의 충정”이라고 표현했고 청와대와의 교감설도 부인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시점에 이런 보도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사면론으로 역풍을 맞은 이 대표에게 문 대통령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입장에 따라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떨어지는 이 대표의 지지도가 반등할 수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면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하지만 이번 회견에선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