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앞다퉈 해외 주식 무료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주식투자 붐 속에서 해외 주식 거래 규모 역시 커지면서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붙들기 위한 증권사 간 판촉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삼성증권은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 ‘엡팝(mPOP)’과 PC용인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서 미국 주식에 대한 실시간 시세를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뉴욕·나스닥·아멕스에 상장된 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가 대상이다.
KB증권은 올 들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모든 고객에게 미국 주식 무료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이 해당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그동안 증권사는 실시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 시세가 해당 국가 증권거래소와 계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유료로 제공해왔다.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고객은 증시에 따라 15~30분 지연된 시세를 봐야 해 매매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았다.
무료 실시간 시세 제공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건 주식투자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 상반기부터다. 해외 주식 투자 급증으로 거래 수수료 수익이 늘었으니 무료로 전환해도 되지 않으냐는 논리였다. 당초 시큰둥했던 증권사들의 태도는 하반기 들어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무료로 제공된 해외 주식 실시간 시세 서비스는 전월 해외 주식 거래 실적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 한하거나 일정 기간까지만 제공한 일회성이었다. 해외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자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떡밥’이었던 셈이다. 삼성증권도 해외 주식을 거래한 적 있는 고객에 한해 해당 종목이 속한 국가의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지난해 7월부터 진행했다.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실시간 시세 서비스에 나선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지난해 9월 해외 주식 거래 이력 있는 고객 대상으로 한 달간 무료로 제공한 정보를 그해 11월부터 미국 주식에 한해 모든 고객으로 확대했다. 여러 증권사가 비슷한 이벤트에 나서자 차별화를 위해 먼저 치고 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주식은 해외주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료 실시간 시세는 유료 정보에 비해 제한된 거래량을 기반으로 제공되기 정보라 실시간 가격과 거래량에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