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구도심을 ‘명품 보행공간’으로 만드는 특화 거리 조성사업이 본격화한다. 하지만 예전 전주역 앞 도로의 폭을 줄이고 보행자 중심의 ‘첫 마중길’로 조성한 부작용이 아직도 여전해 보다 충실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전주시는 충경로 사거리∼병무청 오거리, 한옥마을∼시청 구간에 보행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의 설계 용역을 발주했다고 17일 밝혔다.
전주시는 내년까지 국비 50억원 등 총 사업비 100억원을 들여 보행환경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정비할 예정이다.
사업 구간은 구도심 인근 12개 노선, 2.7㎞다. 전동성당 앞 도로 등 한옥마을 일원에서 주로 추진된다. 이 사업은 한옥마을 여행객의 동선을 서학동 예술마을, 남부시장, 완산도서관 꽃동산 등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걷고 싶은 길로 탈바꿈하는 게 핵심이다.
시는 차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보행환경을 만들기 위해 충경로에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고 전동 킥보드 등 개인 이동장치 보관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누구나 편리하게 오갈 수 있도록 범용 디자인을 적용한 차 없는 도로도 만들 계획이다.
시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운영한다. 도로·교통·상·하수도·디자인·도시재생 등 관련 부서와 경찰서·교통공단 등 유관기관, 상인회, 통장단, 주민, 시의원이 매달 회의를 진행해 원활한 사업 추진을 돕는다.
시는 오는 7월까지 기본영역과 실시용역, 주민설명회, 경관·교통안전 심의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공사를 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전라감영부터 완산교 교차로 500m 구간에서 전라감영로 특성화사업을 마쳤다. 기존 15m 차도 폭을 9m로 줄이고 양쪽에 3m의 보행로를 신설해 화강석으로 포장했다. 도로 위 전선은 지중화 했으며, 이팝나무를 심고 가로등과 보안등을 설치하는 등 보행환경을 개선했다.
박영봉 전주시 생태도시국장은 “전주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비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에 특색 있는 명품 보행공간을 만들겠다”며 “사업 과정에서 주민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커가고 있다. 전주역 앞 ‘첫 마중물’의 경우 차선 축소와 곡선화로 아직도 출퇴근때 차량 흐름이 급격히 막히고 있어 이 상황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커가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