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례 시인이 16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최 시인은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후 ‘내 귓속의 당대나무 숲’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레바논 감정’ ‘개천은 용의 홈타운’ 등의 시집을 내고 외국시를 번역해왔다. 현대문학상, 백석문학상, 미당문학상, 오장환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도 수상했다.
산문시의 경계를 넓혀왔다는 평을 받는 최 시인은 구체적인 언어로 일상의 풍경을 담아왔다. 투병중이던 지난해 11월 발표한 ‘빛그물’이 시인의 마지막 시집이 됐다. ‘빛그물’은 최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이자 등단 30주년을 맞는 해에 나왔다.
최 시인은 출판사가 전한 인터뷰에서 향후 계획에 대해 “계획은 늘 ‘시를 잘 쓰자’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자’이지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늘어날수록 시를 잘 쓰는 게 가능한 것인지 어렵기만 해요. 시를 통해서건 그 무엇을 통해서건 사람을 사랑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18일 오전 6시20분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