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섬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몸살을 앓고 있다.
발리섬 바둥군 환경위생국은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이틀에 걸쳐 발리섬 쿠타, 르기안, 스미냑 해변에서 플라스틱 90t을 수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 보도했다.
지난 3일 폭우가 지나간 후 꾸따 해변은 쓰레기들이 또다시 유입됐다. 몬순 기후 영향으로 매년 우기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강수량이 많아지고 바람이 세지면 쓰레기가 무서운 속도로 쌓이고 있다.
환경위생국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1일에만 30t을 치웠고, 2일 수거한 쓰레기는 두 배 증가한 60t에 달했다”며 “매일 해변 정화에 힘쓰고 있지만 쓰레기가 계속 밀려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데니즈 하디스티 박사는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가 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하디스티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플라스틱 쓰레기가 계속 증가했다”며 “인도네시아의 다른 해변들도 비슷한 운명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면서 원격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쓰레기가 많이 모이는 곳을 추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인도네시아 쓰레기 처리시스템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발리 우다야나대 해양과학센터 소장인 게데 헨드라완 박사는 “가장 큰 문제는 인도네시아의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라며 “시스템을 손보기 시작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연간 62만t에 달한다. 해양 전문가들은 “섬나라인 인도네시아가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쓰레기 투기가 지속된다면 발리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와얀 코스테르 발리 주지사는 “바둥군은 적절한 장비와 인적 자원을 갖춰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우기에는 24시간 내내 시스템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한 해 동안 발리섬을 찾은 관광객은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감소했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