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감염병 전담요양병원 지정되자 의료진 60% 사직

입력 2021-01-14 16:53 수정 2021-01-14 17:12

전남도내 유일하게 민간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된 광양우리병원이 정상 운영이 이뤄질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광양우리병원이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되면서 해당 병원의 간호사 등 의료진 60%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14일 광양시 등에 따르면 이번 민간 감염병 전담병원은 보건복지부의 공모로 진행돼 전남도내에서는 광양우리병원이 유일하게 지정됐다.

올해 1월 4일자로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광양우리병원은 그동안 병실 분리를 위한 격벽 설치 등 감염병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시설과 장비 등을 구축하고, 입원환자 27명에 대한 전원조치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우리병원은 보유병상 201병상중 101병상을 감염병 전담병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민간 감염병 전담병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신속한 병상확보를 위해 시설·장비비 지원, 운영비 및 인건비 인센티브를 지원받게 된다.

복지부는 신속한 병상확보를 위해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에 대해 운영비(1개월분)과 시설·장비비(소개병상당 500만원) 및 인건비 인센티브(3개월분)를 지원하고 있다.

김염병 전담병원의 인건비 인센티브(3개월분)는 중수본 의료인력 지원없이 병원 자체 인력을 활용하고, 코로나 전담병원 운영기간이 최소 3개월은 유지돼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민간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신청이 내부 구성원의 협의 없이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이뤄지면서 내부구성원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반발하고 있다. 감염병 환자 수용에 불안을 느낀 이 병원 의료인력 60명 중 3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특히 재직중인 간호사 22명중 5명을 제외한 17명과 의료기사 17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외에도 일반 행정직과 병원식당 종사자 23명중 6명을 제외한 17명이 불안감을 느끼고 병원을 떠나기로 했다.

현재 광양우리병원은 감염병 전담병원 역할 수행을 위해 중수본에 간호사 20명과 요양보호사 10여명에 대한 인력 충원을 요청한 상태다.

여기에 국가 차원의 코로나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에 앞서 주민의견수렴절차 없이 긴급하게 진행됐고, 해당 지자체인 광양시에도 지장 이후에 지정사실을 통보받은 사실이 알려져 지역민의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근 주민은 "병원 바로앞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고, 지정과 관련해 시청이나 병원에서 단 한마디의 말도 없었다"며 "최소한 주민들에게 이해와 설명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냐"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보건소 관계자는 "순천이나 강진의 사례를 볼 때 운영상의 문제는 없지만 주민들의 염려는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방역조치를 철저히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감염 염려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로서는 따라 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운영이 본격화되더라도 중증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의료인력이 없기 때문에 경증환자 위주로 환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수용에 대해서는 "우리 시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88명이나 발생해 순천의료원에 53명, 강진의료원에 19명, 나주생활치료센터에 13명이 입원해 있거나 퇴원했다"며, "지역 내에 전담병원이 있을 경우 지역발생 환자를 우선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8월 개원한 광양우리병원은 지난해 8월에는 호흡기 전문병원으로 지정받기도 한 바 있는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환자 급감 등으로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