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은) 역경 속에서 희망을 키워온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정 총리는 이날 별도의 1주년 관련 기념행사 없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등을 주재하며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상황을 점검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수급의 중요성을 참모들에게 강조하며 “문재인정부의 유능함을 보여주자”고 독려했다고 한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1년 대한민국 대한민국 총리라는 사실이 무거웠다”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책임진 무거움이었다. 위기에 빠진 민생의 무거움이었다.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안간힘의 무거움이었다”고 돌아봤다.
정 총리는 “국민과 함께여서 이겨낼 수 있었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총리였다는 사실이 가슴 벅차게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 국민께 배우고 국민 앞에 겸손해지는 법을 익히는 시간이었다”며 “우리 국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연대·협력하는 모범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시련을 딛고 도약하는 더 위대한 대한민국”이라며 “담대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과 함께 포용과 혁신, 공정과 정의, 평화와 번영의 길을 걷겠다. 누구나 소외되지 않고 함께 잘 사는 나라, 사람 중심의 포용 사회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글을 마쳤다.
정 총리는 이날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고, 오후엔 서울로 올라와 ‘목요 대화’에 참석한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정 총리가) 참모들에게 ‘코로나19·경제 상황이 엄중한데, 취임 1주년을 기념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방역과 경제 상황이 모두 엄중한데, 취임 1주년 기념행사를 하는 것은 ‘사치’라는 게 정 총리의 생각이란 것이다.
대신 정 총리는 최근 불거진 코로나19 백신 문제 해결에 총력을 쏟고 있다. 또 다른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코로나19 백신 수급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며 “취임 1주년인 만큼 마음을 다잡고 백신 문제를 잘 해결해 문재인정부의 유능함을 보여주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지난해 1월 14일 취임하면서 ‘경제총리’ ‘통합총리’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취임 1주일 만에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뒤 코로나 방역의 최종 사령탑 역할에 매진해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