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탄핵 추진에 기뻐해”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반대 요구하지 않을 것”
공화당 하원의원 3명, 탄핵 찬성 공식 밝혀
과격한 트럼프 지지자들, 폭력 보복 등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입장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일단, 탄핵에 찬성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백악관 당국자는 20명 이상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13일(현지시간) 실시될 하원 트럼프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CNN방송은 12일 보도했다.
특히 공화당의 상·하원 원내대표들도 탄핵에 동의하는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변심한 공화당 의원들에게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측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한 불법행위들을 저질렀으며, 민주당이 트럼프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매코널 상원 원내내표는 탄핵 추진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화당에서 축출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 것으로 믿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매코널 원내내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는 데 빌미를 제공하고 레임덕에다 힘이 빠진 트럼프 대통령을 떠날 때가 지금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NYT는 덧붙였다.
하지만 매코널 원내대표실은 NYT의 질문에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상원을 이끄는 매코널 원내대표가 찬성 쪽으로 선회할 경우 트럼프 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해 2월 미국 상원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을 부결시키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터라 그의 변심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치적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트럼프 탄핵안이 가결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을 차지하고 있어 탄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NYT는 또 조 바이든 당선인이 매코널 원내대표에 전화를 걸어 ‘상원이 트럼프 탄핵과 바이든 행정부 지명자들에 대한 인준을 투트랙으로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탄핵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면서 “그것은 상원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동료 의원들에게 대통령에게 사임할 것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물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는 탄핵에 반대하고 있지만, 13일 미국 하원에서 실시될 트럼프 탄핵 표결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을 계획이다.
존 캣코 하원의원을 포함해 3명의 공화당 의원들도 하원의 트럼프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자 의원총회 의장으로 공화당 하원의원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하원의원도 탄핵 찬성을 선언했다. 탄핵에 가세한 애덤 킨징어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당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 탄핵 찬성표를 찍는 하원의원이 최대 25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트럼프 탄핵으로 돌아선 공화당 의원들이 상·하원에서 적지 않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공화당 핵심 지지자들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격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해 폭력적인 형태의 보복과 의정활동 방해, 낙선 운동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