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에서 14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제27회 세계남자핸드볼 선수권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치러지게 됐다. 유망주 위주로 명단을 구성한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나서며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은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하산 무스타파 IHF 회장이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와 만나 의견을 나눈 결과 올해 세계선수권은 무관중 대회로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14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집트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주요 구기종목 세계선수권 등이 모두 연기된 이후 치러지는 사실상 첫 세계대회다. 주최측은 원래 관중석 규모의 20% 정도 관중 입장을 허용할 계획이었고, 입장권 판매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유행 탓에 결국 무관중 진행으로 번복하게 됐다. IHF는 “입장권을 이미 구매한 사람들에겐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일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 밤 출국했고, H조에 편성돼 슬로베니아, 벨라루스, 러시아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선 32개국이 4개국씩 8개조로 나뉘어 경기를 펼치며, 각 조 상위 3개팀이 결선 리그에 진출한다. 6개국 4개조로 나뉘는 결선 리그에선 조 2위에 들어야 8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대학생 19명과 고등학생 1명 등 젊은 유망주들로 구성된 대표팀을 파견했다. 한국은 2년 전 독일과 덴마크가 공동 개최한 제26회 대회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해 24개 참가국 가운데 22위를 차지했고, 1997년 8위가 역대 최고 순위다. 이번 대회엔 지난해 1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며 참가 자격을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역시 코로나19 방역이다. 대표팀은 출국 전 감염병 예방·안전 교육을 받고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이번 대회 참가팀은 공항과 숙소 도착 직후, 그리고 이후 72시간 주기로 반복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며 “참가국별로 코로나19 담당관 1명씩 배치되고 각 경기장 및 숙소에 4인 1조 의료팀이 상시 대기한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유니폼 착용·샤워를 호텔에서 하고, 라커룸 내부에서 취식을 금지하며, 개인 수건 지참·경기 중 음료 나눠먹기 금지 등 행동 수칙까지 세워 감염에 대비한 상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