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안철수, 박원순 만든 분…오세훈은 자리 내놓은 분”

입력 2021-01-12 15:02 수정 2021-01-12 15:08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2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오는 1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힌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12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홍 의원과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만나 오찬을 했다. 홍 의원이 나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덕담을 하는 등 대화가 이어졌다.

홍 의원은 오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나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하신다기에 큰 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빅3가 다 출마해야 야당의 바람이 불고 더불어민주당의 조직투표를 돌파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금 뜨고 있는 이유는 서울시민들이 서울시장감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나 전 의원도 마찬가지로 시민들한테 서울시장감임을 충분히 인정받으면 돌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래로 서울시민들은 서울시장을 차기 지도자로 본다”면서 “잔잔한 문제에 얽매이지 말고 시민들이 차기 지도자로 인식할 수 있게 처신하고 정책을 펴나가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그건 지금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2월 말이나 3월 초”라고 답했다.

나 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하고는 서울시장과 인연이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10년 전 서울시장 선거 때 당대표가 홍준표 의원이었고 당시 어려운 상황일 때 출마를 강권하셨기에 이런저런 말씀을 나눴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가 출마 결심을 잘했고 열심히 해서 당선되라고 덕담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출마 결심 배경에 대해 “지난 연말을 기해 저에게 지워진 (문제들이) 무혐의로 결론이 났고, 이제는 서울시민들께 말씀드릴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같이 결자해지로 놓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한 분은 박원순 전 시장을 만드신 분이고, 한 분은 자리를 내놓으신 분이다. 저는 당시 당의 권유에 의해 어려운 때 당을 위해 출마한 사람인데 같이 묻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2011년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에 반대하다 서울시장에서 물러났고, 이에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대표는 박 전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박 전 시장은 당시 나 전 의원과 격돌해 승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