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가세연만 믿고 입장 표명 요구, 불쾌하다”

입력 2021-01-12 13:07 수정 2021-01-12 13:29
뉴시스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김병욱 의원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일각에서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에 “굉장히 화가 났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튜브 ‘가로세로 연구소(이하 가세연)’가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의 의사를 묻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을 맡은 이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김병욱 의원에게) 혐의가 있고 유죄로 밝혀진다면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사실관계가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가세연은 김 의원이 인턴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에 반발하다가 국민의힘을 탈당했으며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도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성추문이 즉시 사건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가세연이 성추문을 이야기할 때 피해자의 의사를 물어봐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그 여성의 의사도 모른 채 그 여성을 찾아내서 ‘네가 당한 게 성폭력 피해다’라고 공론화를 해버린 상태인 거다”라며 “이렇게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해도 되는 건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 여러 의원이 자신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언론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혹시라도 피해자가 위계나 위력 때문에 피해 발고를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단 기다렸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교수는 “지옥문까지 갔었다. 굉장히 화가 많이 났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관계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금 가세연 성 추문만 믿고 확대 재생산하는 것도 모자라서, 제가 가해 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저를 지목해 의견 표명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가세연이 무슨 증거를 가졌는지도 모르고, 김병욱 의원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8일 뉴시스에 “왜 피해자가 미투를 안 하겠나”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정확히 얘기하자면 ‘신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했는데 와전돼서 보도가 나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