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김종인 격노한 날 안철수·홍준표 ‘깜짝 만남’

입력 2021-01-12 05:49 수정 2021-01-12 09:34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깜짝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이 만난 날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당 통합을 주장한 당내 인사들을 향해 “콩가루 집안”이라며 격노한 당일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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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와 홍 의원은 지난 11일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에게 인사차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았다가 마주하게 됐다. 종전 스님 곁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1시간가량 덕담을 나눴다. 안 대표는 “홍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큰 뜻을 품었으니까 좋은 결과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새해 인사를 드리고 덕담을 나눴다”며 정치적 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홍 의원도 동화사를 떠나며 “같이 예방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같았다.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안 대표보다 10분 정도 먼저 동화사에 도착했고 떠날 때도 먼저 나섰다. 진제 스님에게 인사는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사 관계자도 “두 분이 서로 오시는 것을 모르셨을 것이다”라며 “새해 인사 자리에서도 덕담만 나눴다”고 했다.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할 때 서울 모처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홍 의원이 안 대표에게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대선 때 경쟁자였던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이날 만남 이후 안 대표에 대한 홍 의원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안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한 날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대표에 대해 “승부사 기질 없이 착하고 순하게만 보이던 안 대표에게 그런 강단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변신”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날 김 위원장은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당내 일부 중진의원의 통합 주장에 대해 “중진들이 나서서 당대당 통합을 주장하는데 (지난) 총선 때처럼 콩가루 집안이 된다”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령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 눈에는 기회주의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한 김 위원장은 “3석짜리 정당과 무슨 합당이냐”라고 쐐기를 박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더 거론할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