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의당과의 ‘합당’ 주장에 대해 “콩가루 집안”이라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조건부 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세상에 그런 출마 선언이 어디 있느냐”며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회의 자리에서 비대위원들과 당 관계자들에게 “우리 당에서 후보를 내는 것에 집중해야지 왜 안 대표를 염두에 두느냐”며 대응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자기 후보를 내기도 전에 밖에서 찾는 게 기회주의 아니냐. 이건 콩가루 집안이다”며 “이렇게 선거 치르면 국민이 뭐로 보겠느냐. 나는 이번에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 중진들이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통해 안 대표의 입당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중진들도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옳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 선언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지난 7일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당대당 통합을 하면 출마하지 않고 통합을 하지 못하면 출마하겠다는 이른바 ‘조건부 출마 선언’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출마한다는 사람이 안 대표가 입당하면 안 나가고 입당하지 않으면 나가겠다는 논리를 펴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이 이번 주 내로 안 대표를 만나 단일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는 데 대해서도 “대체 안 대표를 그렇게 만나서 얻는 이익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김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당과 당대당 통합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며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상상 못 할 상황이어서 더 이상 이에 대해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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