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 턴 ‘경찰관 절도범’ 임모 경위 검찰 송치

입력 2021-01-11 17:12 수정 2021-01-11 17:17

‘현직 경찰관 금은방 절도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남부경찰서는 11일 광주 서부경찰서 모 파출소 임 모(47) 경위를 특수절도·자동차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임 경위는 지난달 18일 새벽 4시쯤 광주 남구 주월동 금은방 출입문과 유리창을 부수고 25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를 받고 있다. 범행에 이용한 차량의 번호판을 테이프로 가리고 도주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임 경위가 인터넷 도박을 한 정황을 파악하고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임 경위는 도박 빚 등 1억 9000여만 원 규모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임 경위는 검거 직후 주택 구매·양육비 등의 명목으로 빌린 대출금을 갚을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은 임 경위가 과거 도박 사이트에 자주 접속해 돈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했다.

임 경위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자신이 근무한 남부경찰서 관할 모 파출소와 570여m 떨어진 금은방을 골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완전범죄를 노린 그는 범행 전날과 당일인 지난달 17일과 18일에는 연가를 냈다.

마스크·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미리 준비한 일명 ‘빠루’라는 공구로 출입문과 유리창·진열장을 차례로 깨부순 뒤 귀금속을 챙겨 1분여 만에 달아났다.

이후 사설 경비업체의 추격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전남 장성과 나주, 영암 등 인적이 드물고 CCTV가 많지 않은 한적한 장소를 거쳐 잠적했다. 경찰 수사망을 흔들고 ‘완전범죄’를 하기 위한 지능적 수법이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광주시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경찰관으로서 일했던 경험이 오히려 범죄에 악용된 셈이다.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낀 것은 물론이였다.

범행 직후 정상 출근해 근무했던 임 경위는 범행 20일 뒤인 지난 6일 오후 지병으로 입원 중이던 지역 한 병원에서 추적하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 도박 범죄는 혐의 입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전문 수사관 분석 등이 필요해 사건을 광주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이어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