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속도 너무 빨라”… 백신만으론 역부족, 거리두기 필수

입력 2021-01-11 16:53 수정 2021-01-11 17:22

영국에서 출현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 45개국에서 발견되는 등 빠르게 확산 중이다. 백신 접종만으로는 바이러스의 변이 및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 아시아 싱가포르부터 중동의 오만, 중미 자메이카까지 전 세계 약 45개국에서 발견됐다. 영국은 특히 피해가 심각하다.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높은 탓에 지난 몇 주간 영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환자가 급증했다.

영국과는 또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비상상태다. 남아공발 변이는 영국발보다 감염력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에서도 영국발, 남아공발 변이와는 다른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몰했다. 이날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일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입국한 남녀 4명에게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일 후생노동성은 새 변이종에 대해 “영국과 남아공에서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와 공통된 부분이 있지만 유전자 배열 등에서 다른 종류”라고 밝혔다.

새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영국발·남아공발까지 포함해 일본 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총 34명으로 늘었다. 새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력이나 백신 무력화 여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일 국립감염증연구소가 조사 중이다.

NYT는 “많은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빠르고 공격적인 변이 속도에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변화무쌍한 변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 만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제어할 수 있다는 주장은 미흡한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변이가 제한될 수준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전 세계 인구의 70%가 접종을 마쳐야 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워싱턴대의 진화생물학자 칼 버그스트롬 교수는 NYT에 “우리는 이미 우리 자신의 실천으로 바이러스의 전파를 상당히 억누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공격적인 추적과 검진 등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가 병행될 때 접종을 위한 시간도 벌고 백신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