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0일 올라온 한 청원이 정식 청원으로 채택되기 전 5만 가까운 동의를 얻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청원인은 아이돌그룹 멤버를 성희롱하는 문화인 ‘알페스’를 근절해 달라고 했다.
청원인은 최근 래퍼 손심바가 인스타그램 등에 촉구한 알페스 문제를 언급하면서 청원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트위터 음지에서 ‘알페스’라는 문화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한 래퍼를 통해 공론화되었다”며 “‘알페스’란 실존하는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항문성교부터 시작해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적나라한 표현을 통해 변태스러운 성관계나 강간을 묘사하는 성범죄 문화인데 이미 수많은 남자 연예인이 이러한 ‘알페스’ 문화를 통해 성적 대상화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평균 연령대가 어린 아이돌이란 직업군 특성상 피해자의 상당수는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초년생이 된 아이들인데 아직 가치관 형성도 덜 된 이들이 이토록 잔인한 성폭력 문화에 노출돼 받을 혼란과 고통이 감히 짐작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문화를 생산하고 즐기는 이들이 “우리들이 계속 아이돌을 소비해주기에 아이돌 시장이 유지되는 거다” “그러니 소속사도 우리를 고소하지 못할 것이다” 등의 태도를 보인다며 “소비권력을 통해 피해자들의 약점을 쥐고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태도는 지난 날 n번방과도 같은 수많은 권력형 성범죄 가해자들의 태도를 떠오르게 한다”고 했다.
성범죄 소설 문화인 ‘알페스’ 근절을 촉구한 청원인은 “피해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권력을 가졌든 가지지 못했든 그 누구도 성범죄 문화에 있어서는 성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래퍼 손심바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의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변태적 성관계를 하는 소설과 그림을 판매하고 집단적으로 은폐하며 심지어 옹호하기 바쁜 사람들이 있다고?”라는 글을 통해 알페스를 성범죄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 네티즌이 올린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나무위키 등 온라인 사전에 따르면 알페스는 ‘Real Person Slash’의 준말로 실존하는 동성 인물을 상대로 한 망상적 연애담을 뜻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