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제소” 이종걸 “고발”… 결국 진흙탕으로

입력 2021-01-10 16:10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희회 대표상임의장, 강신욱 단국대 교수(이상 왼쪽부터)가 지난 9일 경기도 고양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한국체육기자연맹·한국체육학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41대 체육회장 선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들어가고 있다. 후보 4명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은 정책토론회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펼쳐지면서다. 이기흥 현 체육회 회장은 토론회 직후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희회 대표상임의장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 의장은 이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을 예고했다. 선관위 제소와 검찰 고발은 모두 선거일까지 결론을 맺지 못할 수 있어 차기 체육회 집행부에 대한 후폭풍만 불러오게 됐다.

이 의장 선거캠프 관계자는 10일 “정책토론회에서 이 회장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체육인과 국민을 위해 정당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이 회장 직계 비속의 체육단체 위장 취업 의혹은 신뢰할 만한 제보를 바탕으로 공익 차원에서 제기됐다. 이 회장은 의혹을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한 사실만으로 선관위에 제소했다. 사실 검증을 위해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 회장을 11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오는 18일 선거일까지 정확히 일주일을 앞둔 시점이다. 이 관계자는 “체육계 내부인인 공익제보자가 이 회장의 막강한 영향력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고발에 따른 책임은 우리가 지면 된다. 제보자를 위해서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과 이 의장은 지난 9일 경기도 고양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한국체육기자연맹·한국체육학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설전을 펼쳤다. 이 토론회는 지난달 31일 공식 선거운동 이후 처음으로 후보 간 정책을 비교하고 공약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경쟁 후보인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교수도 참석했다. 이 한 번의 토론에서 난타전이 벌어졌다.

이 의장은 체육회의 향후 4년 과제를 주제로 토론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체육회를 이끌었던 이 후보의 과오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직계 비속 체육단체 위장 취업 의혹과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주장했다. 이 회장은 “가짜뉴스로 토론하는 것이 한심하고 치욕스럽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위원 선임 과정에서) 검증을 마쳤다”고 되받았다.

이 회장은 토론회를 마친 뒤 경기도 선관위와 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에 이 의장을 제소했다. 이 회장 선거캠프 관계자는 “이 의장의 발언은 사실 무근이다. 이 의장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이 회장의 명예를 심하게 훼손했다”며 위탁선거법 제61조(허위사실 공표죄), 제62조(후보자 등 비방죄)를 인용해 “다수가 시청하는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 처벌 사유”라고 주장했다.

이 의장 선거캠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체육회장은 도덕적으로 문제를 가진 후보가 맡아서는 안 될 막중한 자리다. 토론회장에서 다른 후보들도 이 회장을 문제 삼았다. 그동안 체육회 운영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고 공세의 각을 세웠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