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검사와 함께 ‘법조 3륜’의 한 축인 전국 3만5000여명의 변호사들을 2년간 대표하는 차기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이달 말 정해진다. 이번 선거에는 지난 2013년 직선제 도입 이후 사상 최다인 5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현재 판세가 결선투표를 통해 막판에 뒤집힐 가능성이 있어 결과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51대 변협회장 선거 투표가 오는 25일 직선제로 치러진다. 후보자(기호순)는 이종린(57·사법연수원 21기)·조현욱(54·19기)·황용환(64·26기)·이종엽(57·18기)·박종흔(54·31기) 변호사다. 이들은 지난달 10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치열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종린 변호사는 최근까지 인천지방변호사회장을 지냈다. 판사 출신으로 여성변호사회장 등을 지낸 조현욱 변호사는 변협 회장에 도전하는 첫 여성 후보다. 황용환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초대 사무총장, 변협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검사 출신인 이종엽 변호사는 인천지방변호사회장을 지냈고 현재 직역수호변호사단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박종흔 변호사는 현재 세무변호사회장과 변협 사법인권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선거의 키워드를 ‘결선투표’라고 전망한다. 후보가 5명인 만큼 한 후보가 오는 25일 진행되는 1차 투표에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을 득표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득표율 34%를 넘지 못하면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벌여 승자를 결정하게 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결선투표에서 후보들의 연합 양상에 따라 결과가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2013년 후보 4명이 경합한 제47대 회장 선거에서도 결선투표가 진행돼 1차 투표에서 2위였던 후보가 당선된 바 있다. 결선투표일은 오는 27일이다.
이번 선거에선 현장투표와 함께 사상 최초로 전자투표가 실시된다. 지난 2017년부터 변협 대의원 선거에는 전자투표가 실시되고 있으나 회장 선거에 전자투표가 도입된 건 처음이다. 전자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인 ‘케이보팅(K-Voting)’을 통해 모바일과 PC에서 이용할 수 있다. 법조계에선 전자투표가 병행되다 보니 투표에 소극적이던 대형로펌과 사내변호사들의 투표율이 높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