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에 ‘팔러’ 인기 끌자…애플·구글도 규제

입력 2021-01-10 11:47 수정 2021-01-10 13: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 우파 소셜미디어서비스(SNS)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자사 앱 마켓에서 해당 SNS 제공을 중단시켰다.

폭스뉴스는 9일(현지시간)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정지한 뒤 보수 강경파 활동가들과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우파 SNS ‘팔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러는 ‘큐어넌(QAnon)’과 ‘프라우드 보이스’ 등 극우단체 회원과 백인우월주의자 등이 애용하고 있는 SNS다. 공화당의 토머스 메시 하원의원(켄터키), 매디슨 코손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 등을 비롯해 보수 라디오 방송 진행자인 마크 레빈 등이 팔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트럼프 재선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낸 브래드 파스칼은 “팔러 서버가 트위터를 떠난 사람들로 압도되고 있다”며 “언론의 자유를 위해 계속 싸우자”고 주장했다.

앱피겨스 트위터 캡처

팔러 인기는 수치로 증명된다.

앱피겨스(App Figures)는 이날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팔러 다운로드 수가 150만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애플 앱스토어의 무료 앱 가운데 1위다.

앱피겨스는 “팔러의 다운로드 횟수가 지난주(1만2000건)와 비교해 34만건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팔러는 수요일부터 금요일 사이에만 45만건 이상 다운로드됐다”고 밝혔다.

팔러가 인기를 끌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은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단 구글은 팔러의 다운로드를 정지시켰다. 구글 대변인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팔러에 폭력을 부추기는 게시물이 지속해서 올라오는 걸 알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플레이스토어에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9일 오후부터 팔러를 찾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팔러와 애플 차원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보수 성향 매체인 더 페더럴리스트의 숀 데이비스는 “애플이 검열 정책에 협조하거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하거나, 양자택일을 팔러에 요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런 움직임에도 반발하고 있다.

유색인종의 민주당 탈당을 지원하는 단체 ‘블렉시트(BLEXIT)’를 이끄는 캔디스 오웬스는 트위터에 “그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아이디어나 대화를 원하지 않으며, 보수 세력들이 소통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비난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