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의료진의 체력을 고갈시키고 검사자들에게 불안감을 주던 두터운 방호복이 사라졌다.
경북 칠곡군은 도내 최초로 ‘양·음압 기술’을 적용해 방호복을 입지 않고도 검사가 가능한 선별진료소를 신축하고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설치하는 등 진료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텐트형으로 운영되던 선별진료소는 검사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것은 물론 기상 상황에 취약하고 의료진과 피 검사자와 접촉으로 감염 위험이 존재해 왔다.
이에 칠곡군은 국·도비 포함 2억5000만 원을 들여 보건소 옆 공간에 역학조사실과 검체실을 각각 3개소씩 갖춘 선별 진료소와 호흡기 진료소를 마련했다.
지난 5일부터 진료를 시작한 새 선별진료소는 최신 양·음압시설과 산소 발생기는 물론 환기와 냉·난방 시설까지 갖춰 기상 변화와 감염 위험 없이 검사가 가능하다.
의료진은 방호복과 마스크, 고글 같은 체력적 부담이 큰 방역 장비를 갖출 필요성이 없어져 업무 피로도가 낮아지고 검사자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고품격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의 텐트형에서 30분에서 1시간까지 소요되던 검사 시간이 10분 이내로 단축돼 하루 300건 이상의 검사가 가능해 졌다.
특히 선별진료소 내 방호복 미 착용으로 월 3000만원 상당의 방호 물품 구입비와 500㎏의 의료폐기물이 감소하는 등 예산 절감과 환경 보호에도 크게 한 몫 할 전망이다.
신축 선별진료소에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해 병·의원급의 호흡기·발열환자 진료 거부로 인한 공백을 방지하고 의료인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감염병 위기 대응 매뉴얼 이상의 모든 고강도의 수단과 방안을 강구하도록 한 백선기 칠곡군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결과이다.
장유석 경상북도 의사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의료진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적은 비용으로 사회·경제적 효과는 물론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는 칠곡군의 사례가 타 지자체에 많이 전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선기 군수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더욱 효율적이고 의료진의 안전까지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군부 최초로 감염병 대응 담당을 신설했다”며 “앞으로도 동원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 지역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