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바이든노믹스, 한국 경제에 기회이자 위협”

입력 2021-01-10 10:25 수정 2021-01-10 10:3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인 ‘바이든노믹스’가 한국 경제에 시장 확대 등의 기회인 동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바이든노믹스가 친환경·지역균형 발전 정책 관련 인프라와 에너지 기자재 업계엔 긍정적이겠지만 노동권 향상 정책 기조 등은 대미 투자 진출에 부정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10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경제·통상정책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 및 의회 선거 결과와 시사점, 신(新)정부의 정책 방향 전망,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교역과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주요 산업별로 분석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7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대통령 선거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화했다.

코트라는 바이든 당선인이 ‘적극적 재정 투입을 통한 중산층 재건’을 경제 공약의 핵심으로 내세웠다고 봤다.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수를 점한 데 따라 이 같은 대선 공약 이행이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진보 성향 인사를 중용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진보적 세제개편, 노동권 향상, 평등한 교육기회 보장, 건강보험제도 개혁 등에 집중할 것으로 코트라는 예상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내적으론 ‘그린뉴딜’을 포함해 친환경 혁신경제를 달성하고자 대대적 인프라,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에너지·산업·기술 정책에도 대대적으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또 바이든 당선인이 대외적으론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복원, 포괄적 다자무역협정 참여, 우방과의 협력에 기초한 무역 질서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경제·통상·산업 정책이 한국 경제에 기회인 동시에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코트라는 미국의 친환경 정책은 에너지 기자재와 건설기계 부문에서 수출 호조로 이어질 것이라 분석한다. 또 인프라 프로젝트 증가는 국내 건설·전력 기자재, 스마트 시스템 기업의 시장 진출 기회를 늘릴 것이라 내다봤다.

코트라는 특히 미·중이 기술 냉전에 돌입하면 첨단기술,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한국을 포함한 우방과의 국제 생산 협력 체제가 수립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코로나19 적극 대응과 오바마 케어 부활이 국내 제약기술과 복제약 수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반면 미국이 통상분야에서 환경·노동·소비자 보호 조항을 최우선으로 검토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분야도 영향받을 수 있다고 코트라는 판단했다. 탄소 국경세가 도입된 데 따라 시멘트,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에서의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코트라는 미국 공급체인 재건 정책 역시 국내 산업·교역 환경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바이든의 경제공약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에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 미국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든 정부의 산업·통상·경제정책 변화에 발맞춰 기회 요인을 계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