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남성, 90대 노인 몸에 ‘가짜 백신’ 넣고 “24만원 달라”

입력 2021-01-09 00:10
노인에 가짜 백신을 놓고 돈을 받은 사기 용의자. 연합뉴스, 시티 오브 런던 경찰 홈페이지 캡처

영국에서 한 남성이 90대 노인에게 가짜 코로나19 백신을 놓은 뒤 돈을 받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8일(현지시간) ‘시티 오브 런던’ 경찰이 가짜 백신을 주사한 백인 남성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지난달 30일 런던 남서부 서비튼에 있는 한 92세 여성의 집을 방문해 이같은 사기 행각을 벌였다.

남성은 자신을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이라고 밝힌 뒤 노인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러 왔다고 말했다. 노인에 따르면 남성은 다트 모양의 장치로 주사를 놓고 160파운드(약 24만원)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NHS가 추후 환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은 지난 4일에도 노인의 집을 방문해 100파운드(약 15만원)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이 노인에게 어떤 물질을 투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노인에게 별다른 부작용은 없었다.

경찰은 “매우 혐오스럽고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이 남성은 개인의 돈을 사취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가능한 빨리 체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에서는 지역보건의(GP)나 의료종사자가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직접 연락하고 있다.

NHS는 돈을 내면 집에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는 가짜 문자메시지가 최근 확산되고 있다며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보건부 대변인은 “NHS 잉글랜드는 백신 접종을 위해 연락할 때 절대 은행 계좌나 핀 넘버,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백신은 무료”라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