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 만에 600명대로 떨어지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3차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지역사회에 잠재된 감염과 다가올 설 연휴 등을 고려할 때 섣부른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정부는 이날 범부처 차원의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을 설치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환자 발생이 느리지만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며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하는 단계에 진입하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확진자는 전일 대비 674명 늘어 누적 6만7358명으로 집계됐다. 600명대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3일 이후 닷새 만이다. 이날로 최근 1주간 하루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는 765명이 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범위인 800~1000명 아래로 내려갔다. 하루평균 976명꼴로 확진된 직전 1주와 비교해도 200명 넘게 줄었다. 이번 주 평일 이동량은 전주 대비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망자는 당분간 줄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반장은 “1, 2차 유행 당시 확진자는 각각 8000명 수준이었는데 3차 유행 이후 오늘까지 3만8600여 명이 확진됐다”며 유행 규모가 사망자 규모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35명 늘었다. 지난달 29일에 이어 국내 발병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에 잠재된 바이러스가 충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서만 178명이 새로 확진돼 신규 국내 발생 확진자의 28.4%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양주 육류가공업체, 경북 상주 BTJ열방센터, 구미 간호조무사학원 등 기존에 확인된 집단감염 사례 관련 확진자도 늘어났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감소 추이에는) 한파로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시간이 축소된 영향도 일부 있을 것”이라며 “다가올 설 연휴도 고비”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누적된 피로도 과제로 지목됐다. 집합금지 불복 논란 끝에 이날부터 일부 실내체육시설의 영업이 제한적으로 허용됐지만 현장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여전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검도장을 운영하는 손모(39·여)씨는 “한 타임에 15명, 20명은 운동을 해야 남는 게 있다”며 “솔직히 이 인원으로는 월세랑 사범들 월급도 못 준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관련 업계와의 소통을 거쳐 오는 17일 이후 적용될 방역수칙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발생 확진자를 주 평균 400~500명 이하 수준으로 감소시켜야 수도권 2.5단계 거리두기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의료진 처우 개선 방침도 내놨다.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에게 일 5만원의 수당을 한시적으로 지급하고, 코로나19 환자 수에 따라 각 병원에 지급되는 간호수당도 오는 11일부터 3배로 올리기로 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기존의 예방접종대응단을 범부처 차원의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으로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단장을 맡게 되며, 접종 계획 수립부터 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피해보상까지 총괄할 방침이다.
송경모 강보현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