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경동호 지난해 뇌출혈, 가족들 기적 바랐지만…”

입력 2021-01-08 15:20
왼쪽은 2004년 KBS ‘MC 서바이벌’에 출연한 경동호. 오른쪽은 경동호와 가수 모세. 연합뉴스, 모세 인스타그램

장기 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난 방송인 경동호(40)가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진 뒤 9개월간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동호 측은 그가 지난해 4월 뇌출혈로 쓰러져 9개월 동안 병상에서 사투를 벌였으나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고 8일 매일경제에 밝혔다. 관계자는 “뇌출혈이 온 후 예후가 좋지 않아 뇌사 상태에 빠졌다”며 “처음 입원했던 병원에서 뇌사 추정 진단을 받고 경과를 지켜보다 다른 병원으로 한 차례 옮겨 기적을 바라왔지만 결국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은 처음 뇌사 추정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연명치료를) 진행했다”면서 “최근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게 육안으로도 보이다 보니 치료를 중단하고, 새로운 생명을 위해 좋은 일 하고 경동호를 보내주자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경동호의 비보는 그와 절친한 사이인 가수 모세가 SNS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모세는 7일 인스타그램에 “제게는 일이 잘 안 됐을 때도, 사랑에 실패했을 때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던 친구”라며 “너무나 점잖고 착하고 속이 깊었던 동호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장기기증이라는 멋진 일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 수술 중이고 토요일에 발인을 하는 짧은 장례를 치른다”고 했다.

관계자는 “모세가 유족에게 큰 힘이 됐다”며 “많은 분이 안타까워하고 명복을 빌어줘 경동호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동호는 전북대 신문방송학과에 다니던 2004년 KBS의 MC 발굴 프로그램인 ‘MC 서바이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KBS ‘8 아침 뉴스타임-연예수첩’ ‘주주클럽’ ‘6시 내고향’ 등에서 리포터로 활약했다. 최근에는 스피치 강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영등포병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9일 오전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