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8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은 복수의 완성차 업체에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21일 2024년까지 애플카를 선보이겠다며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프로젝트 타이탄’이라고 불리는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계획은 2014년 처음 등장했다. 이후 테슬라에서 근무했던 덕 필드가 2018년 애플에 합류하면서 애플의 완성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율주행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 제조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모노셀’이라고 부르는 단일 배터리셀 제조 기술을 통해 차량 제조 원가를 절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사업화를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해서는 기술력을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생산 설비 투자에 대한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이면서 자율주행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현대차가 애플에게는 강력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현대차는 E-GMP 기반의 아이오닉5,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1회 충전으로 500㎞를 주행할 수 있고 급속충전기로 18분 이내에 80%를 충전할 수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며 자율주행차 개발을 본격화했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애플이 단독으로 완성차 시장에 진입해 경쟁자가 되는 것보다 파트너로 함께 하는 것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지난 23일 LG전자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의결한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완성차 생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