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을 턴 혐의로 체포된 현직 경찰관이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 임모 경위는 이날 모자를 푹 눌러 쓴 상태로 광주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사팀 경찰관들에게 양팔을 단단히 붙잡힌 채 법정으로 들어가던 그는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임 경위는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남겼다. 다만 ‘도박 빚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임 경위는 억대의 채무에 시달리다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은방을 털 만큼 절박했던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수사팀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임 경위는 지난달 18일 오전 4시쯤 광주 남구 월산동의 한 금은방에 침입해 2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미리 준비한 공구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1분여 만에 진열대에 있는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수사 기법을 잘 아는 데다 관제센터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CCTV 감시망 체계에 익숙했던 그는 경찰 수사에 혼란을 주는 방식으로 도주 행각을 벌이다 20일째 되는 날 입원 중이던 광주의 한 병원에서 붙잡혔다.
임 경위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