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로 손꼽히는 이강인에게 필요한 건 단지 기회였다. 최근 7경기 동안 제대로 된 출전 기회가 없었던 이강인은 시즌 12경기만에 처음 골망을 갈랐다. 그는 재계약을 앞두고는 전반 7분 만에 팀의 첫 포문을 열고 ‘맨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됐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는 8일(한국시간) 스페인 예클라에 위치한 캄포 데 풋볼 무니시팔 라 콘스티투시온에서 열린 2020-2021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2라운드에서 예클라노 데포르티보를 4대 1로 이기면서 3라운드(32강)에 진출했다. 이강인이 전반 7분 선제골로 득점 신호탄을 쏘자 팀이 무려 4골을 쏟아낸 것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이강인은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티에리 코헤이아가 돌파에 성공하자 기회가 왔다. 코헤이아의 패스를 받은 마누엘 발레호가 슈팅에 실패하고 공이 뒤로 흘렀다. 이때, 이강인이 수비를 제친 뒤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슈팅을 해 왼쪽 구석 골망을 가르며 시즌 1호골을 장식했다. 시즌 12경기(정규리그 11경기·컵대회 1경기) 만에 터진 골이었다.
발렌시아의 이날 3호골에도 이강인이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이강인이 오른쪽 중원에서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 있던 발레호에게 패스를 했고, 발레호의 패스를 받은 소브리노가 득점을 해냈다. 발렌시아는 후반 1분 만에 예클라노의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오카에게 추격골을 내줬지만 후반 8분 티에리 코레이아의 쐐기골이 터지면서 4-1 승리를 거머쥐었다.
출전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했던 이강인은 가장 중요한 시기 본인의 역량을 입증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이 열린지 6일이 지났지만 이강인은 발렌시아가 내놓은 재계약 제안에는 유보적 상태였다. 이강인은 12월에 열린 7경기 동안 제대로 된 출전을 보장받지 못했다. 이강인의 이날 선발 출전은 지난해 11월 23일 알라베스와 2020-2021 프리메라리가 10라운드 이후 46일 만이었다. 불확실한 팀 내 입지와 구단의 비전에 신뢰를 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활약에 화답하듯 경기 끝난 뒤 구단 SNS 계정을 통해 이날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맨 오브 더 매치’의 주인공으로 이강인을 뽑았다. 이강인이 마수걸이 골에 힘입어 리그에서도 입지를 탄탄히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발렌시아는 오는 11일 레알 바야돌리드와 리그 경기를 갖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