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 만에 첫 한파경보가 내려진 제주지역에는 7일 새벽부터 많은 눈이 내렸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 수은주를 한층 끌어내렸다.
제주지방기상청은 7일 오전 6시를 기해 제주도 산지에 내려진 대설주의보를 대설경보로 격상했다. 제주도 북부도 오후 4시를 기해 대설주의보에서 대설경보로 전환됐다.
이 시각 현재 한라산을 포함한 제주도 산지에는 한파경보와 대설경보가, 산지를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는 지역에 따라 대설 경보와 대설주의보, 강풍주의보가 발령됐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적설량은 한라산 어리목 20.6㎝, 산천단 11.7㎝, 성산 6.4㎝, 유수암 4.4㎝, 표선 4.5㎝, 제주공항 2.2㎝ 등이다.
한라산 진달래밭과 윗세오름은 기상 상황이 악화하면서 정확한 적설량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엔 항공편 결항이 잇따랐다.
오후 4시 기준 총 171편 운항이 계획됐으나 눈 등 기상 악화로 77편이 결항했다. 현재까지 정상 운항한 항공기는 9편 뿐이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초속 8.7m의 강풍이 불고 급변풍특보와 강풍특보, 대설특보가 발효 중이다.
강한 바람에 바닷길도 모두 묶였다. 제주 해상에 풍랑특보가 내려지면서 9개 항로 여객선 15척이 모두 통제됐다.
주요 산간도로에 대한 교통 통제도 계속 되고 있다.
오후 3시 현재 한라산 1100도로와 5·16도로, 제1산록도로, 첨단로 전구간이 통제 상태다.
번영로 애조로 남조로 등 대부분의 도로가 체인을 감아야 운행할 수 있다. 평화로만 정상 운행이 가능하다.
북극발 한파로 제주 곳곳은 올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아침 기온은 한라산 윗세오름 영하 15.5도, 제주 영하 2.7도, 서귀포 영하 2.6도다.
특히 바람이 강하게 불어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초속)은 오후 2시 기준 고산 31.9m 우도 26.2m 마라도 25.2m 월정 23.8m 제주 23.4m로 집계됐다.
길이 얼어붙으면서 사고도 잇따랐다.
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에서는 65세 여성이 상가 앞을 걷다 눈길에 미끄러져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귀포시 성산읍에서는 손님을 태우려던 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견인 조치됐다.
이번 한파와 대설은 8일 정점을 이룬 뒤 오는 10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8일 아침 제주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3℃, 낮 최고기온은 0~2℃로 평년보다 9℃ 가량 낮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는 관계 부서에 비상 근무를 지시하고 안전 안내문자를 통해 도민들에 시설물 안전 관리를 당부했다.
도로 곳곳에서는 계속해 제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