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코로나19 환자의 병상 부족 현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이동형 음압병동’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은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 MCM)’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이 개발한 MCM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격리 시설이다.
가로 15m, 세로 30m로 450㎡ 규모이며 음압 시설을 갖춘 중환자 케어용 전실과 4개의 음압병실, 간호 스테이션·탈의실,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과 의료진실이 들어섰다.
MCM의 가장 큰 특징은 신속한 변형·개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음압 프레임’과 ‘에어 텐트’, ‘기능 패널’ 등을 조합하면 음압병상이나 선별진료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안전한 음압 환경을 만드는 핵심 기기는 음압 프레임이다. 텐트와 텐트 사이에 설치되는 음압 프레임은 양방향으로 압력을 조절해 두 에어텐트의 음압을 효과적으로 유지한다.
여기에 기능 패널을 에어텐트 벽에 설치하면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 설비, 기본 병실 집기를 구축할 수 있다.
모듈 조합 방식에 따라 음압병동 및 선별진료소, 음압화 중환자 병상, 음압화 일반병실 등 목적에 맞는 의료 시설로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병실 모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4일 정도이며, 이송과 설치도 5일 안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실과 병실로 구성된 MCM의 기본 유닛은 모듈 재료가 현장에 준비된 상태에서 15분 이내에 설치할 수 있다. 비용 역시 기존 조립식 병동 대비 80%정도 절감할 수 있다.
MCM은 특히 보관이 어려운 기존 조립식 병동과 달리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인 상태로 보관이 가능하다. 군수품처럼 비축해두고 감염병이 유행할 때 빠르게 설치할 수 있으며, 항공 운송도 가능해 병동 전체를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 총괄을 맡은 남택진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MCM은 병동 증축을 최소화하며 주기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에 필수적인 방역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개발한 MCM의 하드웨어와 운용 노하우를 K방역의 핵심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 병동을 설치한 KAIST는 모의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오는 15일까지 병동 운영 시뮬레이션 작업을 수행한다. 상용화는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성·안정성·만족도 등을 임상 검증한 뒤 추진된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