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이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미국 민주주의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주요 방송 앵커·기자들은 미국 중심부에서 벌어진 무질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하는 상·하원 연석회의를 전하려 모니터 앞에 섰다가 졸지에 이러한 촌극을 중계한 것이다. 울프 블리처 CNN 앵커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믿기 어렵다”며 “전례 없던 일이며, 위험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치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합산하기 위한 것이었다.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지만 이번에는 일부 친트럼프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의회에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는 사이 의사당 건물 밖에 있던 지지자들이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다. ‘트럼프를 위해 싸우자’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의사당 내부로 들어오는 이도 있었다. 특히 일부 무장한 지지자들이 담을 넘고 창문을 깨며 의사당으로 난입한 뒤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책상 뒤에 웅크려 숨은 의원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폭스뉴스 기자는 “폭도들이 대선 결과를 인증하려는 선거인단 투표 개표 절차를 중단시켰다. 미 의사당의 보안이 뚫렸다”고 보도했다. ABC뉴스 앵커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장면에 “벨라루스나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취재진과 시위대의 충돌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폭스뉴스 카메라를 막는 시위대를 기자가 저지하거나 취재를 중단하고 피신한 언론사의 장비가 버려지는 모습도 담겼다.
매체들은 의사당에 난입한 이들을 ‘시위대’ ‘폭도’ ‘항의자’ 등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두고 긴급회의를 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프로그램 진행자인 제이크 테퍼는 “테러리스트라고 부르겠다”고 했고, NBC방송의 레스터 홀트는 “쿠데타라고 볼 요소도 있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