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요구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야권 단일화를 한다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7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 대표가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와 달라. 합당을 결단해 주면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넘어 ‘야권 자체’가 단일화될 때 비로소 정권교체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입당이나 합당 후 경쟁하는 방안이 야권 단일화의 실패 가능성을 원천봉쇄함과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의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주자로 출마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는 시장은 일할 수 있는 기간이 6~9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며 당선일부터 즉시 시정의 큰 줄기와 세세한 디테일을 함께 챙기며 일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자신이라고 소개했다.
오 전 시장은 시한을 오는 17일로 못 박았다. 당내 경선 후보등록 기간이 18일부터 시작된다는 이유에서다. 오 전 시장은 “이 같이 결심하는 과정에서 안 대표와 별도로 연락한 적은 없다”면서 “만나준다면 대구를 뛰어가서라도 만나겠다”고 했다. 이어 “지금 안 대표가 구상하는 단일화가 반드시 대선에서의 야권 단일화를 담보할 수는 없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그 자체보다 이후 치러지는 다음 대선에서의 야권 분열이 더 걱정돼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당내 경선으로 결정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가 행정 경험과 준비된 정책을 시정에 바로 접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제안에 정치적 이해관계는 없다”며 “야권의 역사적 소명인 ‘야권 단일화’가 중심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