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자 0명’ 전국민 백신접종 시작한 이 나라

입력 2021-01-07 10:35 수정 2021-01-07 10:42
지난 3일 모더나 백신 접종을 받고 있는 팔라우의 한 시민 모습. 팔라우 보건부 페이스북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하나도 없는 국가인 팔라우가 전 국민 백신 접종으로 세계 최초 청정 국가에 도전한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5일(현지시간) 팔라우가 지난 3일부터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팔라우가 제공받은 초도 물량은 2800회분이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백신은 우선 의료 종사자, 75세 이상의 기저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제공된다.

팔라우 정부는 계획대로 진행되면, 전 세계에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예방 접종에 성공한 첫 국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프스피드 작전으로 지난 2일 공급받은 모더나 백신. 팔라우 보건부 페이스북

팔라우가 빠르게 백신 접종에 나설 수 있게 된 뒷배경에는 미국이 있다. 1994년까지 미국의 보호령이었던 팔라우는 ‘워프스피드’ 작전으로 알려진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보급 계획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여기에 경기 남양주시 정도의 좁은 면적(459㎢)과 적은 인구(1만8000명)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팔라우 보건부 관계자는 “워프스피드 작전에 참여해 백신을 구할 수 있게 돼서 운이 좋았다”며 “우리의 목표는 인구의 80%가 백신을 맞고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팔라우는 당초 백신 접종을 5월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미국도 백신 보급이 늦어지고 있어 전 국민 접종 완료 시점은 조금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한다.

팔라우 해변가. AP뉴시스

한편 WP는 팔라우가 이번 접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팔라우는 지난해 1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하자 국경을 대부분 봉쇄했다.

하지만 팔라우 경제에서 관광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국민총생산(GNP)의 40~50%가 관광 수입일 정도다. 이 상황에서 국경 폐쇄는 나라 경제를 휘청이게 했다.

이달 말 취임하는 슈랑겔 윕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 당선인은 WP에 “전염병으로 인해 정부가 갚는 데 몇 년이 걸릴 막대한 부채를 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다만 팔라우는 백신 접종이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윕스 당선인은 “이번 접종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방법의)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