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밤 서울 등 수도권에 폭설이 내리면서 퇴근길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신속하게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못한 탓에 사람도, 차도 발이 묶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5분쯤 서초구 내곡동에서는 “눈이 많이 오는데 제설이 되지 않아 차량이 움직이지 못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청담동에서는 “차량 4대가 오르막을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고 사설 견인차를 불렀지만 오는 데 4시간이나 걸린다고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곳곳에서 접촉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9시쯤 강남구 논현동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멈춰 서 있던 시내버스를 추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날 서울은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됐지만 당국의 제설작업이나 안전조치가 늦어 오랫동안 차 안에 갇혀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오후 10시쯤 4시간째 서울시내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한 50대 남성 운전자는 “집에 가는 길인데 모든 차가 정차돼 있고 방치됐다”며 “어떻게 도로가 이런 상황인데도 경찰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기 과천시 남태령역 인근에 있다는 최모씨도 “4시간을 운전하는 동안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은 두 명밖에 못 봤다”며 “제설작업하는 차량은 한 대도 없는데 어찌된 일이냐”며 어이없어 했다.
SNS에서도 “도로에 차선이 하나도 안 보인다” “배도 고픈데 도로 위에 갇혀서 더 짜증난다” 등 폭설로 퇴근길이 늦어진 시민들의 소식이 전해졌다.
한 시민은 폭설로 차량이 정체되는 가운데 기름이 떨어져 간다는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샀다. A씨는 “(어제 저녁)7시쯤부터 (지금 새벽 2시 넘어서까지) 터널 앞에 있었다”며 “기름이 한 시간 정도밖에 못 버틸 것 같다. 너무 추워서 큰일이다”고 했다.
7시간째 퇴근 중인 직장인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남 광주 넘어가는 길 진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저 아직도 버스다. 버스에서 7시간 가까이 있었다”며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무작정 내릴 수도 없고 이게 말이 되나요?ㅠㅠ”라고 적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차량, 왕복 10차로 도로에 속수무책으로 멈춰 선 차량 모습 등을 알리며 폭설 상황을 공유했다.
한편 서울시는 도로 혼잡이 예상됨에 따라 출근시간대 지하철과 버스를 증회 운행하기로 했다. 출근 집중배차 시간을 평소보다 30분 연장해 오전 7시부터 9시30분까지로 한다. 지하철은 평소보다 운행 횟수가 36회 늘어난다. 시내버스도 출근시간대에 이뤄지는 최소 배차간격 운행을 늘린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기상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중교통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교통시설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