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겸 골퍼 최홍림이 30년간 의절하고 지낸 10살 터울의 친형을 만나 울분을 토했다.
최홍림은 6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형 최길림씨와 마주했다. 앞서 그는 “내가 신부전증 진단을 받은 뒤 의절했던 형이 신장이식을 해주겠다고 제안해왔는데, 수술 날짜가 다가오자 갑자기 잠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함께 출연한 최홍림의 누나 최영민씨는 “홍림이하고 부산에 있는 오빠하고 둘이 의절한 지가 거의 30년 돼간다. 홍림이가 막내이다 보니 오빠랑 10살 차이가 난다. 오빠는 공포였고 생각하기도 싫은 존재였다”면서 “너무 어린 동생인데 왜 그렇게 했는지…”라고 안타까워했다.
촬영장에 찾아온 최홍림은 형과 마주하게 된 상황에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겨우 감정을 추스르고 눈맞춤방에 들어갔지만 형을 마주하자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형의 눈을 마주보지 못했다. 최홍림은 “누나 때문에 왔다. 나는 아직 용서가 안 된다”고 분노했다.
그는 “왜 그렇게 때렸느냐고 내가 물어봤을 때 형은 기억 안 난다고 했다”면서 “(과거 형이) 부모가 날 예뻐해서 질투나서 때렸다고 그랬었다. 내 온몸이 목, 손목, 발목만 빼놓고 다 시커맸다. 그 어린 나이 4살 때 그렇게 때렸다”고 털어놨다. 이에 형은 “왜 때렸을까 지금도 의문”이라고 답했다.
최홍림은 “왜 때리긴. 나를 때려야 엄마가 돈 주니까. 그 돈 들고 나가 돈 떨어지면 또 들어와서 또 때리고. 형만 나타나면 가족들이 다 벌벌 떨고. 어떻게 자식이 무서워서 엄마가 우느냐고”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홍림의 감정이 격해지자 제작진은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최홍림은 제작진에게 “기억을 해야지. 그런데 지금 하나도 모른다고 하잖아. 엄마가 치매에 걸렸는데 (형은) 단 한 번도 찾아온 적 없다. 그래놓고 장례식장에 와서 자기가 왜 우냐고”라고 토로했다.
이어 “누나들한테 ‘그렇게 당했으면 정신 차리라’고 그랬다. 누나들이 (형에게) 왜 돈 주는지 아느냐. 편하니까 그런 거다. 돈 주면 우리가 힘들어도 형이 없는 자체가 더 행복하니까 그래서 돈 주는 거다. 그 기간이 행복하니까”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최홍림은 “그리고 신장? 형이 준다고 할 때 누나가 ‘왠지 내가 너를 줘야 될 거 같다’고 그러더라. 근데 진짜 누나가 주더라”면서 “나는 형 보면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 돌아가셨을 때 형이 목놓아 우는 모습을 보고 ‘이제 철 드나?’ 생각했었다. 우리가 형을 욕하면 엄마는 정신 차릴 거라며 형밖에 몰랐다. 엄마가 왜 자살했는지도 형은 모를 거다. 엄마가 극단적인 시도를 세 번 했다. 나는 그걸 다 봤다”고 했다.
형 최씨는 “네 말대로 다 할 테니까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정말 우리 가족한테 미안하고 너한테 특히 미안해 형이 마지막으로 빈다. 홍림아 진짜 형이 잘못했다”고 사죄했다.
그러나 최홍림은 “형이 여기 나오기 전까지 나는 누나들이 형 죽을 때 장례식장 가겠다고 하면 누나들도 안 본다고 그랬었다. 형이 (여기) 나왔으니까 형 죽으면 (장례식장) 갈 거다. 그때 가서 울겠다”면서 “언젠가는 형을 다시 만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며 자리를 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