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왕자’ 라비, 조건만남 사기로 징역형… “복역 중”

입력 2021-01-07 06:05 수정 2021-01-07 10:11
라비 출연 방송화면 캡처

방송에 출연해 ‘콩고 왕자’라고 불리며 인기를 끈 콩고민주공화국 난민 출신 방송인 욤비 라비가 조건만남 사기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준명)는 지난해 5월 15일 특수강도 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라비는 2019년 임모씨, 이모씨 등과 채팅 앱을 이용한 조건만남 사기를 계획하고 남성들을 미성년자 여학생과 차 안에서 성매매하도록 유인했다. 이후 라비 일당은 자동차를 이용해 도주로를 막고 남성들을 차에서 내리게 한 뒤 폭행과 협박을 가하는 방식으로 7회에 걸쳐 2000만원가량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이 여러 차례 이뤄져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해자들의 상해 정도도 매우 중하다”면서도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라비는 수감 중인 상태다. 법무부는 라비와 같은 난민 인정자는 통상 3년에 한 번씩 체류자격 연장을 받아야 하는데, 라비의 경우 형 집행이 종료된 후 강제 추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라비 출연 ‘인간극장’ 방송화면 캡처. KBS 1TV 제공

라비 가족은 ‘인간극장’(KBS1)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후 ‘콩고 왕자’란 별명을 얻으며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라비의 아버지는 콩고의 작은 부족 국가 왕자로, 모국 국립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정부기관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500만명의 희생자를 낸 콩고내전 이후 정치적 핍박을 피해 2002년 홀로 콩고를 탈출, 한국에 왔으나 불법체류자로 공장을 전전했다.

라비의 아버지는 2008년 각고의 노력 끝에 난민 인정을 받아 합법적 체류가 가능해지자 콩고에 두고 온 아들 라비를 포함해 가족을 모두 불러들였다. 방송 출연으로 유명세를 얻은 라비 아버지는 광주의 한 대학에서 난민과 인권, NGO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