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서 4시간” 폭설 퇴근길 교통대란… 곳곳서 ‘쾅쾅’

입력 2021-01-07 04:11 수정 2021-01-07 10:20
6일 폭설에 꽉 막힌 강남 도산대로(왼쪽 사진)과 강남 논현동 갓길에 세워진 차들. 연합뉴스

폭설이 내린 6일 밤 서울의 도로마다 더딘 제설작업에 교통대란으로 발이 묶인 시민들의 신고가 폭주하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5분쯤 서초구 내곡동에서는 “눈이 많이 오는데 제설이 되지 않아 차량이 움직이지 못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비슷한 시각 금천구 가산동에서도 “몇 시간째 차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있었다.

경사진 길에선 차들의 움직임이 더욱 어려워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오후 10시4분쯤 강남구 신사동에서는 “한남대교에서 신사역 방향 언덕길이 빙판으로 변해 차량 정체가 심하다”는 신고가 있었고, 청담동에서는 “차량 4대가 오르막을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고 사설 견인차를 불렀지만 오는 데 4시간이나 걸린다고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곳곳에서 접촉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9시쯤 강남구 논현동의 한 도로에서는 승용차가 멈춰 서 있던 시내버스를 추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버스는 사고 1시간여 전부터 쌓인 눈으로 운행이 어려워지자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해 비어 있었다.


이날 서울은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됐지만 당국의 제설 작업이나 안전 조치가 늦어져 오랫동안 차 안에 갇혀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오후 10시쯤 4시간째 서울시내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한 50대 남성은 “집에 가는 길인데 모든 차가 정차돼 있고 방치됐다”며 “어떻게 도로가 이런 상황인데도 경찰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느냐”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경기 과천시 남태령역 인근에 있다는 최모씨도 “4시간을 운전하는 동안 교통정리 하는 경찰은 두 명밖에 못 봤다”며 “제설작업하는 차량은 한 대도 없는데 어찌된 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SNS 등 온라인에서도 도로에 갇힌 시민들의 분노가 잇따라 표출됐다. 트위터에는 “제설작업이 안 된, 그것도 추위에 얼어붙은 도로 위의 악몽을 (겪었다)” “도로에 차선이 하나도 안 보인다. 완벽한 제설은 무리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서울시 너무 실망이다” 등 불만이 빗발쳤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서울과 인천, 경기 등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번 눈은 밤늦게까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서울은 2018년 1월 이후 3년 만에 한파경보가 내려질 정도로 기온이 떨어져 쌓인 눈이 밤 사이 얼어붙으면서 다음날 오전 출근길에도 교통 대란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