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지아주 결선투표 1곳 승리…백악관·상하원 장악 ‘코앞’

입력 2021-01-06 17:32
연방 상원의원 2명 뽑는 조지아주 결선투표
민주당 1곳서 승리…나머지 선거구서도 초박빙 우세
민주당, 2곳 모두 차지할 경우 상원 다수당 차지
민주당 백악관·상하원 장악하면 바이든 행정부 ‘날개’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 후보. AP뉴시스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방 상원의원 2명을 선출하는 조지아주 결선투표가 5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이번 결선투표는 단 2명의 상원의원을 뽑는 선거였지만, 미국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하는 중대 선거로 평가받았다.

이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후보 1명은 승리를 확정지었고, 다른 민주당 후보도 간발의 차이지만 앞서 있어 민주당이 2전 전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결선투표가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돼 재검표 또는 불복 사태 등으로 당선인 확정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표가 98% 진행된 6일 오전 3시 현재, 한 선거구에선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 후보가 현역 상원의원인 공화당 켈리 뢰플러 후보를 눌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워녹 후보는 50.6%의 득표율을 얻으며, 49.4%의 뢰플로 후보를 제쳤다.

워녹 후보는 조지아주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이라는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침례교 목사인 워녹 후보는 대표적인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가 설교했던 애틀랜타 교회를 15년 동안 이끌어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뢰플러 상원의원이 승복을 거부하는 알려져 진통이 예상된다.

다른 선거구에서도 개표율 98% 상황에서 민주당의 존 오소프 후보가 50.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역시 현역 상원의원인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후보(49.9%)에게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 오소프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으나 득표율 차이가 0.2% 포인트에 불과해 당선을 확정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미국 언론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현재 개표 결과대로 민주당이 상원 2석을 모두 확보할 경우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다. 전체 100석인 상원 의석 수는 공화당 50석, 민주당 50석으로 동수가 되지만,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미국 헌법 조항으로 인해 힘겹게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의 대선 승리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상원의장을 겸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싹쓸이 하는 ‘블루 웨이브(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이 푸른색에서 나온 용어)’를 완성할 경우 오는 1월 20일 공식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는 공화당의 견제를 뚫고 자신의 정책을 소신껏 밀어붙일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한다.

특히 6일엔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지을 상·하원 합동회의가 미 의회의사당에서 열린다. 상·하원 합동회의는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승인하며, 대선 당선인을 확정한다. 그동안 상·하원 합동회의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이번 상·하원 합동회의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이날 백악관 바로 앞 엘립스 공원에서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시위에 참여해 연설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후 워싱턴에서 열리는 지지자들의 집회에 직접 참석해 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리 시위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상·하원 합동회의를 압박하기 의도로 분석된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이날 오후 1시에 맞춰 의사당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시위가 폭력 사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워싱턴 경찰과 비밀경호국(SS)은 워싱턴 시내에서 경계근무를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장 자격으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선 뒤집기 시도를 해줄 것을 압박했으나 펜스 부통령은 “그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