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서장 대기발령” 경찰청장, ‘정인이 사건’ 대국민 사과

입력 2021-01-06 17:10
사진=연합뉴스

16개월 아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학대 사망사건’과 관련해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청장은 이날 경찰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서울 양천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숨진 정인양의 명복을 빈다”며 “학대 피해를 본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 경찰 최고 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지휘책임을 물어 현 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며 “후임으로 여성·청소년 분야에 정통한 서울경찰청 총경을 발령했다”고 전했다. 후임 양천서장은 서울청 소속 서정순 총경이 맡는다.

김 청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담당 관계자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인이 사건’은 지난해 3~10월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16개월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다. 정인이 생전 학대 의심 정황과 이에 따른 신고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경찰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가해 부모인 입양모 장모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입양부 안모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유기·방임) 등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 및 담당 경찰관의 파면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게시 하루 만에 정부의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