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수식이 붙은 두 지도자가 강력한 로스터를 갖춘 친정팀을 상대로 칼을 겨눈다. 두 명장의 지략 대결은 올해 프랜차이즈를 도입하는 LCK 대회의 간을 낼 최고의 조미료다.
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정균 담원 기아 감독과 양대인 T1 감독이 각각 친정팀을 상대하는 생각을 밝혔다. 두 감독 모두 상대팀이 까다로운 상대임을 인정하면서도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담원 지휘봉을 쥔 김 감독은 과거 T1 코칭스태프로 활동할 당시 빼어난 지도력으로 팀을 세계적인 명문 게임단으로 키웠다. 그는 T1에서 LCK 8회 우승을 비롯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3회 우승,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2회 우승 등의 금자탑을 쌓았다.
김 감독은 “항상 (T1의) 동료들 생각이 난다. 좋았던 기억이 많지만 그건 개인적인 감상이고, 지금은 담원 감독을 맡고 있다“면서 “이제는 상대해야 할 적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이길까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스프링 시즌 우승은 우리팀이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물론 쉬운 팀은 하나도 없다. 모든 팀이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경계되는 팀은 젠지와 T1”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스프링이 시작된다. 기세를 이어가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잘하는 부분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지금보다 멋진 경기력을 내는 팀을 말이다”면서 “선수들이 개개인이 워낙 잘해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담원에 집중된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선수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가 좋다면 모든 게 좋게 다가오지 않을까 본다”면서 “어떻게 하면 우승할 수 있을까 행복한 생각만 한다. 부담은 우리 팀에 대한 칭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T1 사령탑에 부임한 양 감독은 지난해까지 자신이 날카롭게 벼린 칼을 부러뜨려야 하는 고된 임무를 안았다. 양 감독은 지난해 담원 코치 자격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짧은 시간 동안 팀을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시키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양 감독은 스프링 시즌 우승 후보로 담원을 꼽으면서도 “담원을 세계 최고의 팀을 만들면서 얻은 데이터와 (T1을) 비교하고 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보니 제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담원에서 만든 속도감 있는 플레이는 최고였다. 그걸 목표로 여기에서 하고 있다”면서도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우린 프로니깐 이기는 게임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미드 정글을 최우선으로 본다. 담원을 나오면서 ‘세체정(세계 최고 정글러)’이 된 ‘캐니언’ 김건부를 제압하기 위해 정글 후보군이 많이 필요했다. 그 후보군을 서로 비교하고 자극을 주면서 매일매일 소통하고 미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