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숨 멎는데도 택시에 선캡 흘렸다며 다시 온 양모”

입력 2021-01-06 14:43 수정 2021-01-06 14:50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는 정인이 양모 장씨. 왼쪽은 입양 전 정인이의 밝은 모습. 연합뉴스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의 사망 당일 병원으로 향하는 아이와 양모를 태웠다는 택시기사의 충격적인 증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택시기사 이모씨는 지난해 11월 20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해 정인이와 양모 장모씨를 차에 태웠던 날을 회상했다. 그는 “그렇게 위급한 환자인지 모르고 가다가 한 5분 정도 지나니 (장씨에게) 전화가 왔다”며 “통화를 하면서 ‘오빠 아기가 숨을 안 쉬어’ 그러더라. 나도 깜짝 놀라 뒤돌아봤더니 아기가 ‘화아악’ 하고 잠시 후 또 ‘화아악’ 하는 식으로 숨을 잘 못 쉬고 있더라”고 기억했다.

SBS 궁금한이야기 Y 방송화면 캡처

정인이 사망 전 함께 한 방송에 출연한 양부모 모습. EBS 방송 캡처

당시 이씨는 장씨에게 “이건 위급한 상황이다. 119를 불러야지 택시 타고 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장씨는 “이 택시가 119보다 빠르냐”고 반문하며 알 수 없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떠올린 그날의 장면이 사실이라면, 장씨는 정인이의 호흡곤란 상태를 알고도 콜택시를 불렀고 탑승하면서도 위급 상황임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이씨는 “(병원에) 들어가는데 보니까 (정인이의) 색이 완전히 변했더라. 까맣게 변했다”며 “(장씨는) 저만치 가더니 다시 왔다. 선캡을 뒷자리에 떨어뜨린 모양인데 그걸 찾으러 왔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찾으러 갈 새가 어딨나. 아이가 숨을 안 쉬는데 어떻게 저렇게 태연한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6일 오전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안장된 정인이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고 간 편지와 선물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장씨가 콜택시를 부르고 무려 30분이 흐른 뒤에야 병원에 도착했고 그때 정인이의 심장은 이미 멎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의료진이 정인이의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사이 장씨가 했던 행동들이다. 당시 장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묵을 공동구매하고 ‘부검결과가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